
저는 10년 차 보육교사입니다. 보육교사로서 1년, 2년이 지나면서 늘어나는 것은 단순한 업무 능력만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재밌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아이들은 어떤 놀이를 좋아할까?', '어떻게 하면 나도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죠. 이제 곧 다가올 새 학기를 위해 10년 차 보육교사로서 축적된 업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팁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경력이 쌓여도 여전히 고민이 많은 교사들에게, 또는 이제 막 시작하는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루의 흐름을 예측하면 ‘일의 여유’가 생깁니다
보육 업무는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갑니다. 아침 맞이부터 식사, 낮잠, 하원까지 쉴 틈이 없죠. 하지만 10년 정도 현장에 있다 보면,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도 '오늘은 어떤 상황이 생길 수 있겠다'는 예측력이 생겨요. 이 예측이 생기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고, 아이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여유도 생기죠. 예를 들어, 비 오는 날에는 실내 놀이를 길게 운영해야 하니까 아침부터 활동 준비에 여유를 둔다든지, 주말을 보내고 온 아이들이 월요목요일쯤엔 아이들의 피로가 누적되어 낮잠 거부가 늘어나니 낮잠 시간 전 감정 안정 활동을 넣어주는 식이에요. 또, 우스갯소리로 '비가 오는 날은 아이들이 조금 산만한 모습을 보인다'라고 해서 비가 오는 날은 차분한 놀이를 하며 안전사고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기도 하죠. 또한, 문서나 기록 업무도 아이가 자는 낮잠 시간이나 퇴근 직전 20분을 활용해 조금씩 정리해 두면, 주간계획이나 관찰일지 작성 시에 몰아서 하는 부담이 줄어들어요. 경험이 쌓일수록 ‘바쁜 와중에도 조금씩 정리하는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든다는 걸 알게 되죠. 하루를 무조건 열심히만 사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예측하고 틈을 활용하는 방식이야말로 경력 교사들의 진짜 노하우일 수 있어요.
힘든 관계보다 ‘신뢰 관계’가 오래 갑니다
보육교사의 업무는 단지 아이만 보는 게 아니라, 학부모와의 소통, 그리고 동료 교사들과의 팀워크까지 포함돼 있어요. 10년 차가 되면서 느끼는 건, 업무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 관리라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학부모들의 민원 걱정도 많고 실수나 오해가 생길까 봐 조심스럽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게 된 건 신뢰는 투명한 소통에서 생긴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10년 차가 되어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감추거나 방어적인 태도보다는, “이 부분은 이렇게 확인했고, 이런 대안을 준비해 보겠습니다.”라고 사실 중심으로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태도가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내가 다 맞추겠다는 생각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업무 분장을 명확히 하되,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유연하게 도와주는 협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답니다. 특히 한 반을 함께 운영하는 교사 간에는 작은 말투 하나, 작은 행동 하나가 관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이나 업무를 공유하고 감정적인 대화보다는 정리된 언어로 전달하는 방식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몸소 느꼈답니다.
나를 위한 시간도 ‘업무의 일부’처럼 챙겨야 오래갑니다
보육은 체력도, 감정도 많이 소모되는 일이에요.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이 일을 오래 하려면 내가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처음 몇 년은 야근을 해가며 수업 준비물도 직접 만들고, 퇴근 후에도 내일 수업을 고민하느라 스스로를 돌보는 걸 잊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퇴근 이후의 삶이 충전되지 않으면 다음날도 버겁고, 반복될수록 번아웃이 오는 것을 경험하게 됐어요. 게다가 보육교사의 고질병은 허리와 어깨, 손목이 아파서 병원에 다니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는 어느 시점부터 ‘나를 위한 시간도 업무의 일부’처럼 여겨 꾸준히 지켜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퇴근 후에는 되도록 어린이집 업무를 끌고 가지 않고, 주말에는 취미 활동이나 산책, 독서 등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일정처럼 넣어두는 습관을 들였죠.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활동 자료나 교구를 만들 때도 완벽주의보다는 DIY를 구매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준비하는 등 효율을 우선하고, 꼭 필요한 준비만 하며 ‘덜 힘든 방식’을 찾아가는 시도도 하게 되었어요. 경력이 쌓일수록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리듬을 만드는 것이 결국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
10년 차 보육교사로서 지금까지 일해올 수 있었던 힘은 특별한 기술보다는 하루의 흐름을 읽고, 사람과 신뢰를 쌓고, 나를 돌보는 방식을 익혀간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교사는 단지 아이를 돌보는 사람만이 아니라, 교실을 설계하고, 관계를 조율하며, 자신도 지켜야 하는 사람입니다. 지금도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을 거예요. 이 글이 누군가의 바쁜 하루에 잠깐의 숨 고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경험은 누군가의 내일을 조금 더 가볍게 해 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