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되면 담임교사로서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1년 동안 매일 함께 지낸 아이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아이들 역시 감정 표현은 서툴지만, 익숙했던 공간과 선생님, 친구들과의 이별을 본능적으로 느끼며 변화 앞에서 불안감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저희 반 아이들은 형님반에 간다며 기대감을 보이는 모습뿐이라 조금 서운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형님반'의 뜻은 유아교육 맥락에서 다음 학년이나 학교를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이별을 준비하는 방법, 학기 말 활동 아이디어, 그리고 선생님으로서 따뜻하게 관계를 마무리하는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별’은 끝이 아니라, 내가 자란 흔적을 확인하는 시간이에요
아이들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시기, 저는 아이들에게 “처음 ○○반에 왔을 때 기억나?”라고 조심스레 물어보곤 합니다. 말도 서툴고 낯가림이 심하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 있게 발표하고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모습을 보면, 말 그대로 ‘성장’이 느껴져요. 이 시기를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저는 학기 말이 되면 항상 '1년 돌아보기 활동'을 진행한답니다. 우리 반에서 제일 즐거웠던 일, 내가 처음에는 못했지만 지금은 잘하게 된 것은 무엇인지, 고마웠던 친구나 선생님, 형님반에서 해보고 싶은 일 등 이런 질문들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그림으로 표현해보기도 하고, 짧은 영상으로 돌아보는 활동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단순히 ‘떠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이만큼 자랐고, 다음 단계로 갈 준비가 되었구나” 하고 스스로를 인식할 수 있어요. 이건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아이에게 이별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꾸는 감정 훈련이 되기 때문에 학기를 마무리할 때 하면 너무 좋은 활동이에요.
정서적으로 ‘안녕’을 말할 수 있도록, 천천히 준비해주세요
아이들은 변화에 예민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이제 다른 반으로 간다”는 말보다는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안내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1월 말부터 아이들과 조금씩 “○○반 친구들은 다음에 ○○반 형님이 되겠네”, “지금 ○○ 잘하고 있으니까 형님반에서도 더 멋지게 할 수 있을 거야” 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해 줍니다. 이때 중요한 건 “지금 반은 끝난다”는 느낌보다,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 덕분에 형님반으로 갈 수 있다”는 식의 연결을 강조하는 거예요. 또래보다 정서적으로 민감한 아이들은 이 시기에 더 안아주고, 이름을 불러주고, “선생님은 ○○가 형님반에 가서도 잘할 거라는 걸 알아” 같은 긍정 메시지를 자주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에는 ‘안녕 편지', '우리 반만의 추억 앨범 만들기', '감사 선물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함께 하려고 해요. 손으로 쓰거나 그리는 작업은 아이들이 감정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이 기억을 물리적으로 남길 수 있어 이별을 덜 허전하게 만들어준답니다.
교사에게도 이별은 연습이 필요해요
사실, 아이들과의 이별은 교사에게도 정서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한 해 동안 울고 웃으며 함께 자란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건 작은 졸업식을 매년 반복하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이 감정을 잘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 반에서 아이들을 새롭게 만나는 데 감정의 잔여물이 남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고마웠던 점’을 정리하며 나 자신에게도 작은 마무리 의식을 만들어줍니다. 메모장에 적어두거나, 아이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로 편지를 쓰기도 해요. 교사의 감정이 정리되어야, 아이들에게 더 안정된 이별을 도와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중요한 건, 아이들이 떠나도 그 관계는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도, 아이에게도 알려주는 거예요. “선생님은 언제나 여기 있어”, “어디서든 응원하고 있어”라는 말을 남겨주면, 아이도 자신이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걸 기억하며 다음 단계를 맞이할 수 있답니다.
결론
학기 말, 우리는 아이들과 이별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이별은 아이들에게 ‘끝’이 아니라 ‘내가 자라난 시간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입니다. 그 시간을 함께 기뻐해주고, 지금까지 잘해온 아이의 모습을 인정해 주는 것,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음을 응원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작별 인사입니다. 저 또한, 아이들과의 헤어짐을 생각하니 괜스레 울적해지고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따뜻한 기억 하나를 남기고 있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아이가 다음 반, 그다음 학교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사랑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거라고 믿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