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에게 자녀의 어린이집 생활 중 제일 궁금한 게 무엇인지 질문하면, 대게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를 궁금해하십니다.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키워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기도 하고요. 유아기 사회성은 단순한 예절 교육을 넘어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입니다. 특히 만 2세 이후 아이들에게 ‘역할놀이’는 사회성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연습하는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역할놀이 운영 경험과 사회성 발달을 위한 실질적인 지도 팁,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역할놀이 예시까지 모두 알려드리겠습니다!
역할놀이는 왜 사회성 발달에 효과적일까?
역할놀이는 유아가 다른 사람이나 상황을 상상으로 모방하고 표현하는 대표적인 상징 놀이입니다. 아이는 역할놀이를 통해 엄마, 의사, 경찰, 선생님 등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며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 의사소통, 감정 조절, 양보와 기다림 같은 사회적 기술을 배우고 기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병원놀이를 할 때는 “환자예요, 어디가 아프세요?”라는 말을 하며 상황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고, 친구와 번갈아 역할을 나누는 과정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이처럼 역할놀이는 아이가 실생활과 비슷한 장면을 반복하며 사회적 역할을 탐색하고, 공동체의 규칙을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역할놀이는 주도성과 표현력까지 함께 자라게 만드는 유아기 필수 활동이기도 하죠.
실제 교실에서의 역할놀이 사례와 변화
재작년 제가 만 3세반을 맡았을 때, 말수가 적고 친구와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보이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유놀이 시간에 늘 혼자 조용히 책을 보거나 장난감을 만지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역할놀이 영역에서 ‘마트 놀이’를 하던 친구들 옆에 조심스럽게 다가가더니, 계산대에 놓인 장난감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가 마트 놀이에 관심 있구나! ○○가 계산해 주는 역할 한번 해볼래?”라고 조심스럽게 역할을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그 아이는 점차 “카드 주세요”, “다 합쳐서 3천 원이에요” 같은 대사를 스스로 말하며 몰입했고, 옆 친구도 “이건 사과예요” 하며 반응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아이는 놀이 속에서 말을 늘리고, 친구와 웃으며 상호작용하는 모습으로 변화해 갔습니다. 중요한 건, 역할놀이가 단지 재미있는 활동이 아니라, 내성적인 아이에게도 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놀이 속 역할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대화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기르게 됩니다. 역할놀이 영역을 풍부하게 구성하고, 아이가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역할 놀이가 이렇게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죠?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하는 역할놀이 팁
역할놀이는 어린이집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효과적인 사회성 놀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교구 없이도 일상 속 물건과 상상만으로 충분히 가능하죠. 예를 들어 ‘병원 놀이’에서는 휴지로 붕대를 만들어 감아주고, “어디가 아픈가요?” “약 처방해 드릴게요” 등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아이가 상황에 맞는 언어와 감정을 익힐 수 있습니다. ‘마트 놀이’에서는 주방에 있는 빈 상자나 과자 봉지를 진열하고, 아이가 손님과 점원이 되어 서로 역할을 바꾸며 놀이하면, 순서 지키기, 감사 인사하기, 금액 말해보기 같은 사회적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역할 놀이는 어느 가정에서나 아이가 있다면 할 수 있는 수준이죠? 제가 또 하나 추천하는 놀이는 ‘가족 역할놀이’입니다. 아이가 엄마, 아빠 역할을 하면서 “이제 밥 먹을 시간이야”, “양치하고 자야지”처럼 일상적인 문장을 반복하면 아이가 사회 규칙과 역할 기대감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때 부모는 너무 정답을 요구하지 말고, 아이의 표현을 충분히 인정해 주고 놀이에 동참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이 중간에 “○○는 엄마 역할을 참 잘하네”,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같은 말은 아이의 자존감과 역할 수행 의지를 더욱 높여줄 수 있습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에게 주방놀이가 사회성 기르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답니다. 그리고 부모가 참여해 준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큰 안정감을 느끼며 사회적 관계 형성의 기초를 다지게 되니, 가정에서 역할 놀이를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결론
사회성은 단기간에 길러지는 능력이 아닙니다. 아이는 놀이 속에서 수없이 상호작용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며 조금씩 사회성을 키워갑니다. 그 과정에서 역할놀이는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이가 관계를 맺고 감정을 표현하며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교실에서, 그리고 가정에서도 역할놀이를 일상처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는 놀이 속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나를 표현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워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