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엄마의 발을 유심히 보게 됐는데, 발 모양이 내가 알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 있고, 발 옆이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아프지 않냐고 묻자, 예전에는 많이 불편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젊었을 때 구두를 자주 신었고, 발이 불편해도 참고 지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이것이 무지외반증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엄마의 경험을 계기로 알게 된 무지외반증이 생기는 원인, 그리고 지금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무지외반증 관리 방법을 정리해봅니다.
무지외반증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무지외반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부터 발이 눈에 띄게 변형된 건 아니었다고 합니다. 구두를 신고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은 날이면 발이 아프고 붓는 정도였고, 신발을 벗으면 괜찮아졌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수년간 반복되면서 발의 구조 자체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앞코가 좁은 구두는 발가락을 안쪽으로 밀어 넣는 구조라, 엄지발가락에 지속적인 압박을 줍니다. 이 압력이 반복되면 발가락 관절이 점점 바깥으로 밀려나고, 그 결과 엄지발가락은 안쪽으로 휘어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불편함 정도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뼈의 배열 자체가 달라지면서 발 모양 변형으로 이어집니다. 엄마의 발을 보며 느낀 것은 무지외반증은 잘못된 신발 선택이나 생활 습관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었습니다. 통증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 주의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무지외반증의 시작은 눈에 보이는 변형보다 훨씬 앞선 시점에 있었습니다. 엄마의 경우도 처음에는 발가락이 휘어졌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고, “발이 좀 피곤하다”거나 “구두를 오래 신어서 아프다”는 정도로만 느꼈다고 했습니다. 이 불편함은 신발을 벗으면 사라졌기 때문에,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발은 매일 같은 압박을 받으면서 조금씩 구조를 바꾸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은 체중을 많이 받는 부위라, 반복적인 압력에 매우 민감합니다. 발가락이 안쪽으로 밀린 상태가 지속되면 관절은 그 방향에 맞춰 적응하게 되고, 결국 뼈 배열 자체가 변합니다. 이 변화는 통증보다 먼저 일어나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눈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지외반증은 갑작스러운 질환이 아니라 ‘괜찮다고 넘긴 불편함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통증이 크지 않아 더 쉽게 방치되기 쉽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젊었을 때 신발 습관이 남긴 흔적
엄마는 젊었을 때 직장 생활을 하며 거의 매일 구두를 신었다고 했습니다. 발이 불편해도 일 때문이라 어쩔 수 없었고, “다들 그렇게 사니까” 참고 지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들이 나중에 발 모양으로 그대로 남았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구두는 발을 예쁘게 보이게 할 수는 있지만, 발가락이 자연스럽게 퍼질 공간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특히 굽이 있는 신발은 체중을 발 앞쪽에 집중시키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에 부담을 더 줍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관절은 점점 바깥으로 튀어나오고, 신발과의 마찰로 통증이나 굳은살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것은,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단순히 유전이나 나이 문제가 아니라 신발과 발을 대했던 태도와도 깊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불편함을 참고 넘긴 시간들이 결국 발의 구조를 바꾸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신었던 구두들은 대부분 디자인 위주의 신발이었고, 발볼이나 발가락 공간을 고려한 구조는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앞코가 뾰족한 구두를 신으면 발가락이 서로 겹치듯 밀렸고, 하루 종일 신고 나면 발이 욱신거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다들 이렇게 신는다”는 분위기 속에서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이 습관은 단순히 발을 불편하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는 굽 있는 신발은 엄지발가락 관절에 지속적인 하중을 주었고, 그 하중은 발 모양 변형으로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이 튀어나오고, 신발과의 마찰로 통증이 더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졌습니다.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예쁜 신발의 대가’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발을 얼마나 배려했는지에 대한 기록처럼 남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흔적이 수십 년 뒤 발 모양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무지외반증 관리법과 지금 할 수 있는 선택
이미 발 모양이 변형된 상태에서 무지외반증을 완전히 되돌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관리 방법을 바꾸면서 통증과 불편함은 많이 줄었다고 했습니다.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신발이었습니다. 발볼이 넉넉하고, 앞코가 좁지 않은 신발을 선택하면서 발에 가해지는 압박이 줄었습니다. 또 집에서는 발가락을 자연스럽게 벌려주는 스트레칭이나 보조 도구를 활용해, 굳어 있는 발가락 관절을 풀어주려고 했습니다. 오래 걷는 날에는 발을 충분히 쉬게 하고,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관리법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프면 참고 넘기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운 것이 큰 변화였다고 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무지외반증 관리는 치료 이전에 생활 속 선택을 바꾸는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발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불편함은 충분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미 무지외반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엄마가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관리 여부에 따라 하루 컨디션이 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처럼 불편한 신발을 신은 날에는 발 통증이 바로 나타났지만,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은 날에는 같은 활동을 해도 훨씬 편했다고 했습니다. 이 차이가 반복되면서 신발 선택이 생활의 기준이 됐다고 합니다. 집에서 하는 간단한 관리도 도움이 됐습니다. 발가락을 벌려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자 발 앞쪽의 뻣뻣함이 조금씩 줄었고, 오래 서 있던 날에도 회복이 빨라졌다고 했습니다. 통증이 있는 날에는 억지로 움직이지 않고 발을 쉬게 하는 것도 중요한 관리법이었습니다. 무지외반증 관리는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 진행을 늦추고 불편함을 줄이는 현실적인 선택의 연속이라고 느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관리들이, 앞으로의 발 상태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걸 엄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무지외반증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발에 가해진 압박과 습관이 오랜 시간 쌓여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엄마의 발을 보며 느낀 것은, 젊었을 때의 선택이 나중에 몸의 형태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이라도 신발과 생활 습관을 바꾸면 통증과 진행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발이 보내는 작은 불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조금 더 편한 선택을 해주는 것, 그것이 무지외반증 관리의 가장 현실적인 시작일지도 모릅니다.